“흰머리 날 때마다 속상했는데”…‘이것’ 막아준 흔적이라고? [수민이가 궁금해요]

흰머리가 단순히 노화의 징후가 아니라 암을 막기 위한 흔적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머리가 하얗게 되는 현상이 손상된 세포를 제거하기 위해 촉발되는 일종의 보호 메커니즘일 수 있다는 것이다.

 

흰머리가 단순히 노화의 징후가 아니라 암을 막기 위한 흔적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28일 과학계에 따르면 일본 도쿄대 의학연구소 에미 니시무라 교수 연구진은 최근 국제학술지 ‘네이처 셀 바이올로지(Nature Cell Biology)’에 게재한 논문에서 흰머리 발생 과정이 피부암(흑색종)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발표했다.

 

연구팀은 생쥐 실험으로 자외선 노출과 유사한 화학 물질로 DNA 손상을 유도하는 스트레스 상황을 조성하고, 줄기세포(McSC)가 어떻게 반응하는지 관찰했다.

 

그 결과, 일부 줄기세포는 자신을 손상된 세포로 인식하고 정상적인 자가 재생을 멈췄다. 이 세포들은 색소세포로 분화한 뒤 기능을 잃고 사라졌다. 이 과정에서 머리카락은 색을 잃고 흰머리가 생겼다. 흰머리가 암을 막기 위한 흔적일 수 있다는 대목이다.

 

반면 발암물질에 노출된 일부 세포는 자기 복제 능력을 유지하며 세포 집단을 더 확장시켰다. 이 과정에서 더 많은 유전적 손상이 축적돼 암세포와 유사한 움직임을 보였다.

 

이는 피부암으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한 경로로, 특히 자외선B(UVB) 등 발암 물질에 노출된 경우에는 머리카락이 하얗게 새는 대신 세포가 암세포로 변하는 사례가 더 많았다.

 

연구 책임 저자 에미 니시무라 도쿄대 생물학 교수는 “동일한 줄기세포 집단이 스트레스의 종류와 주변 환경에 따라 소멸하거나 증식하는 상반된 운명을 보였다”며 “흰머리와 피부암은 무관한 사건이 아니라 줄기세포 스트레스 반응의 서로 다른 결과일 수 있다”고 말했다.

 

게티이미지뱅크

흰머리와 새치, 어떻게 다를까.

 

흰머리는 주로 노화로 인해 전체적으로 머리카락이 하얗게 변하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모발 색소를 만들어내는 멜라닌세포의 기능이 점차 저하되면서 생긴다. 반면, 새치는 비교적 젊은 나이에 두피 일부분에 불규칙하게 생기는 흰머리를 말한다. 멜라닌의 일시적인 기능 저하나 손상으로 인해 발생한다. 새치는 뿌리는 검고 끝만 하얀 경우도 있어 흰머리와 구분되는 양상을 보이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