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빚 160조 LH, 태블릿 구입에만 240억 쓴다

‘모바일 오피스’ 구현 사업 명목
전직원에 고가기기·통신비 지급
“과도한 복지·방만 경영” 비판
LH “효율성 위해 노후기기 교체”

부채만 160조원이 넘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240억원가량을 들여 모든 직원에게 태블릿PC와 통신비를 지급하기로 해 눈총을 사고 있다. 

 

17일 더불어민주당 윤종군 의원실에 따르면 LH는 ‘모바일 오피스 환경 고도화’ 사업 명목으로 약 237억9200만원을 들여 임직원 8756명 전원에게 태블릿PC와 통신비를 지급한다.

서울 강남구 한국토지주택공사(LH) 서울지역본부. 연합뉴스

LH는 2020년 ‘스마트 오피스’(지능형 사무실) 추진을 위해 업무에 도입한 태블릿PC 9902대를 운영하고 있는데, 5년이 지나 이를 새 제품으로 교체한다는 취지다. 단말기와 펜·키보드 등 비품 구매에 약 186억원, 통신비(36개월 기준)에는 약 54억원이 들어간다.

 

업무와 직접 연관이 없는 직원까지 고가의 기기를 받게 된다는 점에서 사실상 복리후생 성격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지급되는 태블릿PC 1대당 평균 가격은 약 163만원으로, 직원들은 최신형 삼성 갤럭시탭과 애플 아이패드 중 원하는 기기를 선택할 수 있다.

 

과도한 직원 복지는 공공기관 방만 경영 사례로 꾸준히 제기돼 온 문제다. 윤 의원은 “LH는 2020년 인쇄물 낭비를 줄이겠다며 100억원을 들여 전 직원에게 태블릿PC를 지급했지만, 정작 회의장에는 여전히 인쇄물이 쌓여 있었다”며 “국민 혈세로 운영되는 기관인 만큼 직무 관련성을 따져 명확한 기준으로 지급하는 등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LH는 태블릿PC는 업무용이고, 통신비 지원은 보안상 와이파이(Wi-Fi)를 사용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LH 관계자는 세계일보와 통화에서 “교육·회의·보고 시 페이퍼리스(종이 없는) 문화 확산, 디지털 업무 수첩 활용, 출장·재택·유연 근무 등을 위해 태블릿PC를 활용해 왔다”며 “원활한 업무 환경 제공과 인공지능(AI) 등 디지털 신기술을 활용한 업무 효율성 향상을 위해 노후기기를 교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