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락 “한반도 비핵화 韓·美 궁극 목표… 北과 협상 복원 우선”

한국신문방송편집인 간담회

“핵 프로그램 중단·축소·폐기 順 접근을
北 호응 없지만 대화 재개하는 것 중요
김정은 APEC 참석할 가능성 높지 않아
韓·美 ‘관세·안보 패키지’ 균형점 찾아
강경화 아그레망 나와 곧 주미대사로”

위성락(사진)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17일 경북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이펙) 정상회의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참석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밝혔다. 북한이 단기간 안에 대화에 나서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17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위 실장은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신문방송편집인 간담회에서 김 위원장이 이달 초 중국 베이징을 방문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함께 전승절 행사에 참석한 것을 언급하며 “최근 북·중·러 움직임 등 주변 정세 흐름을 보면 북한이 단기간에 대화에 나설 유인이 크다고 보긴 어렵다”고 밝혔다. 위 실장은 “그럼에도 북·중·러와의 관계를 지금보다는 개선해야 하는 것이 우리 과제”라면서 “북한 역시 즉각적인 호응이 없지만 우선 대화를 재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위 실장은 북한 비핵화 문제와 관련해 “한반도 비핵화는 한국이나 미국이 전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궁극적인 목표이며, 북한이 이를 좋아하든 싫어하든 그 목표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위 실장은 “이 목표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우선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중단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며 “먼저 중단을 시키고, 줄이고(축소), 폐기하는 수순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명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북한 비핵화를 위한 3단계 접근 방법인 핵과 미사일에 대한 동결, 축소, 비핵화 접근법을 거듭 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위 실장은 에이펙 정상회의에서 북·미 정상회담이 성사될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만남의 가능성이 크다고 볼 수 없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서는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방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되는 상황에서 북한이 미국과 협상하고 한국은 배제하는 ‘통미봉남’ 전략에 따라 한국이 ‘패싱’당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누가 먼저 움직이냐, 주도하느냐는 중요하지 않다”면서 “피스메이커, 페이스메이커라는 접근 배경에는 실용주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본질적이고 첨예한 현안, 한반도 비핵화 문제를 진전할 수 있으면 누가 먼저 움직여도 좋다는 생각”이라며 “그것을 원만히 하려면 한·미 간에 아주 좋은 공조와 협의 채널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17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주최로 열린 초청 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위 실장은 한·미 관세협상 과정에서 안보 분야 협의가 악영향 받을 가능성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본다. 양쪽(관세·안보) 패키지가 나름의 독자성을 갖고 균형점을 찾아가고 있다”면서도 “(영향이 있을 경우에 대비해) 유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맹 현대화 논의 쟁점 가운데 하나인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문제와 관련해선 “넘지 말아야 할 양쪽의 좌표는 지켜가며 협의했기 때문에 이른바 안전장치가 어느 정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위 실장은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이달 하순 유엔총회 참석 후 방한할 예정이라는 일본발 보도에 대해선 “정해진 것은 없다”며 “정부가 한·일 셔틀외교를 복원했다고 공표한 바 있고, 셔틀외교가 있을 수는 있지만 발표할 수 있는 사안은 없다”고 답했다. 일본이 한국 조사선의 독도 주변 해양조사 활동에 항의한 것을 두고선 “독도 해양조사는 통상적으로 있는 일이며, 일본이 (이에 대해 항의를) 제기하는 것도 자주 있는 일”이라면서 “독도에서의 일들에 대한 관심이 지나치게 증폭되거나 여론에 환기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위 실장은 이재명정부 초대 주미대사에 내정된 강경화 전 외교부 장관의 아그레망 절차가 늦어지고 있다는 지적에 “강 대사의 아그레망이 나왔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곧 강 전 장관에 대한 주미대사 임명이 정식으로 이뤄지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