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 국립오케스트라가 26일 경기아트센터에서 피아니스트 백혜선과 협연 무대를 선사한다.벨기에 국립오케스트라는 1936년 창단되어 브뤼셀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벨기에 대표 오케스트라다. 고전 및 낭만주의 레퍼토리에 충실하면서도 20세기 음악과 현대음악을 적극적으로 수용하여 전통과 혁신의 조화를 추구한다. 특히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협력 오케스트라로 결선 무대에서 협주곡 반주를 맡고 있다. 우리나라 연주자 중 바이올린의 임지영(2015), 첼로의 최하영(2022), 성악의 홍혜란(2011)·황수미(2014)·김태한(2023) 등 다수 한국인 음악가들이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출신이다.

특히 이번 공연에선 1991년, 26세로 콩쿠르에서 한국인 첫 우승했던 피아니스트 백혜선이 34년만에 벨기에 국립오케스트라와 다시 협연한다.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 5번 '황제'를 선보일 예정이다. 2002년 일본 사이타마현 문화예술재단 선정 '현존하는 세계 100대 피아니스트', 서울대 음대 최연소 교수 임용 등 연주자와 교육자로서 두루 업적을 남긴 백혜선은 현재 미국 보스턴 뉴잉글랜드 음악원 교수로 재직하며 후학을 양성함과 동시에 전 세계를 무대로 활발한 연주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특유의 화려한 스케일과 호쾌한 타건, 섬세하고 서정적인 표현을 통해 곡의 아름다움과 경쾌한 당당함을 마음껏 표출할 예정이다.
2부에서는 브람스의 교향곡 1번이 연주된다. 1855년 구상을 시작해 1876년 완성할 때까지 무려 21년이 걸린 이 곡은 베토벤의 음악적 영향이 엿보여 '베토벤의 10번 교향곡'이라고도 불리며 베토벤 교향곡에 비견되기도 한다. 그러나 논리적 형식미와 장엄한 주제, 장대한 피날레 등 브람스 특유의 음악적 색채가 더해져,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연주되는 교향곡 중 하나로 널리 사랑받는 대작이다.

경기아트센터는 올해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수상한 연주자들 무대도 선보인다. 1위 우승자 니콜라 미우센과 2위 수상자 와타루 히사스에가 25일 경기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국내 투어의 피날레를 선사한다. 베토벤부터 멘델스존, 쇼스타코비치, 프로코피예프 등 클래식 마니아들이 사랑하는 프로그램으로 구성하여, 세계를 열광시킨 두 젊은 연주자의 무대를 지켜볼 수 있다.
니콜라 미우센은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의 네덜란드인 최초 우승자다. 2012년 9세에 스타인웨이 콩쿠르, 2014년 12세에 왕립 콘세르트헤바우 콩쿠르에서 우승하는 등 어린 시절부터 탁월한 음악성을 인정받았다. 이번 공연에서는 콩쿠르의 준결선에서 연주한 멘델스존의 '진지한 변주곡'(Op.54)을 비롯해 프로코피예프의 피아노 소품집 Op.4 중 제4곡 '악마의 암시', 쇼스타코비치의 피아노 소나타 2번(Op.61)을 연주하며 흠결 없는 테크닉과 깊이 있는 해석, 다채로운 표현력을 선보인다.

와타루 히사스에는 콩쿠르의 전 라운드에서 버르토크, 리게티, 시마노프스키 등 20세기 작곡가들의 작품을 비롯해 동시대 캐나다 작곡가 소콜로비치(1968~)의 작품을 연주하며 현대음악에 대한 감각을 드러낸 바 있다. 이번 공연에서는 프랑스 작곡가 파스칼 뒤자팽(1955~)의 피아노를 위한 연습곡 2번 '이그라' 연주로 현대음악의 생명력을 전달한다. 또한 라벨의 '고귀하고 감상적인 왈츠'(M.61),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23번 '열정'(Op.57) 등 고전주의와 프랑스 낭만음악의 대표 작품을 통해 고전과 낭만, 현대를 아우르는 그의 폭넓은 음악세계를 다시금 느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