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의 체포영장 집행에 불응한 윤석열 전 대통령이 당초 “반팔 상하의를 입고 있다가 특검이 오자 옷을 벗고, 나가자 바로 입었다”고 전했다.

정 장관은 1일 오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윤 전 대통령의 체포영장 집행 불응 전후 과정에 대한 확인을 요청하는 질의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정 장관은 “아침 기상 6시부터 취침인 9시 전까지 반팔 상의와 반바지를 입는 것이 내부 규정”이라며 “장시간 규정대로 옷을 입지 않으면 벌점을 부과한다고 한다. 벌점이 쌓이면 징계 등 불이익이 있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윤 전 대통령은 체포영장 집행에 불응한 이후인 이날 오전 11시30분부터 1시간 동안 변호인단을 접견하는 과정에서는 수용복을 다시 입었다고 정 장관은 전했다.
정 장관은 “장관으로서도 전직 대통령의 이런 행태가 참으로 민망하다. 부끄럽기도 하다”며 “어쨌든 전직 대통령이었기 때문에 저희들이 특혜라는 등의 오해를 받지 않고 규정의 범위 내에서 적절하게 하겠다”고 설명했다.

앞서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이 소환을 거부하는 윤 대통령의 체포영장 집행에 나섰지만 실패한 가운데, 특검은 윤 전 대통령에게 “법 집행에 협조해달라”고 요구했다.
오정희 특검보는 이날 오후 정례 브리핑에서 윤 전 대통령의 거부로 체포영장 집행을 완료하지 못했음을 알리며 “피의자는 수의도 입지 않은 채 바닥에 누운 상태에서 체포에 완강하게 거부했다”며 “특검은 20~30분 간격을 두고 총 4회에 걸쳐 집행에 따를 것을 요구했지만, 피의자는 체포에 계속 불응했다”고 현장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특검은 안전 사고 등을 우려해 물리력 행사를 자제했고, 결국 오늘 체포 집행을 일시 중지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피의자는 평소에 법 원칙과 공정 상식을 강조했다. 국민은 법이 과연 모든 사람에게 동일하게 적용되는지 지켜보고 있는데, 전직 검사이자 검찰총장, 대통령으로서 피의자는 특검의 법 집행에 협조하길 바란다”고 경고했다.
앞서 이날 오전 문홍주 특검보와 일부 검사 및 수사관은 오전 8시40분쯤 서울구치소를 찾아 윤 전 대통령 구인을 시도했다. 하지만 윤 전 대통령의 거부에 대치 2시간 만에 집행에 실패한 채 돌아왔다.
특검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은 구치소 내에서 민소매와 속옷 하의만 입은 채로 바닥에 누워있었다고 한다. 그는 체포에 불응하는 이유를 설명하지 않은 채 조사를 거부했다.
이날 오 특검보는 정례 브리핑에서 윤 전 대통령의 건강이 좋지 않아 보였냐는 질문에 “그런 기색이 전혀 없었다”고 전하며 건강 악화설을 일축했다. 심리적인 상태에 대한 질문에도 “건강상태는 매우 양호해 보였다”고 했다.
또 특검이 영장 집행을 포기하고 돌아간 후 윤 전 대통령은 오전 11시30분부터 약 1시간 가량 변호인 접견을 실시했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의 일방적인 조사 거부에 당혹스러움을 드러냈다. 특검 측은 이같은 대응이 매우 이례적인 상황이라는 입장이다.
오 특검보는 “전직 대통령이기 때문에 물리력을 행사하기 전에 자발적으로 응하도록 권고한 것”이라며 윤 전 대통령이 특검 수사에 협조하길 바란다는 뜻을 밝혔다.
특검은 조만간 영장 재집행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의 유효기간은 오는 7일까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