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밤사이 129.7㎜ 집중호우…붕괴·침수 등 피해 잇따라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13일 밤부터 전북 전주 등 4개 시군에 호우주의보가 발효된 가운에 14일 아침까지 전북에 평균 129.7㎜의 비가 내렸다. 이로 인해 도로 사면이 붕괴되는가 하면 곳곳 도로변 가로수가 쓰러지고 침수 피해, 교통사고가 잇따랐다. 

 

14일 오전 5시쯤 전북 고창군 해리면 해리교차로 인근 도로의 옹벽 사면이 집중 호우로 인해 무너져내려 도로를 가로 막고 있다. 전북도소방본부 제공

14일 전주기상지청에 따르면 전날부터 전북에는 집중 호우가 내려 이날 오전 7시 현재 평균 129.7㎜의 강수량을 기록했다. 전주가 156.8㎜로 가장 많은 비가 내렸고 다음으로 정읍 156.6㎜, 고창 150.0㎜, 익산 147.2㎜, 완주 146.4㎜, 김제 145.0㎜, 부안 144.7㎜, 장수 119.2㎜, 군산 114.4㎜, 임실 112.5㎜ 등이다.

 

이 시각 현재 완주와 진안, 무주, 장수 등 4개 시군에는 호우주의보가 내려져 있으며, 전날 발효됐던 정읍, 고창, 전주, 김제 등 9개 지역은 이날 아침 해제됐다.

 

이에 따라 정읍, 김제, 장수, 순창 등 4개 시군 둔치주차장과 내장산, 모악산 등 7개 공원 99개 노선 탐방로가 통제됐다. 또 전주, 익산 등 10개 시군 하천 변 산책로와 김제, 고창 하상도로도 통행이 금지됐다. 부안 격포와 위도를 오가는 여객선도 짙은 안개로 인해 운항이 일시 중단되기도 했다.

 

비 피해도 잇따라 이날 오전 5시쯤 고창군 해리면 해리교차로 인근 도로에서는 옹벽 사면 일부가 무너져 교통이 통제됐다. 앞서 오전 2시36쯤 인근 고창읍 성두리산 한 도로와 율계리 도로 등에서도 나무가 잇따라 쓰러져 119에 의해 제거됐다. 도로에 가로수 등 나무가 쓰러지는 사고는 완주군 고산면과 군산 임피면, 정읍 입암면, 전주 덕진동 등 여러 시군에서 발생했다.

 

부안군 행안면에서는 전날 9시49분쯤 전신주가 도로로 넘어졌고, 전주시 효자동과 덕진동, 완주군 봉동읍 등지에서는 집중호우로 상가나 업소, 주택 지하 보일러실 등의 침수 피해가 났다. 호우로 인한 인명·재산 피해는 현재까지 접수되지 않았다.

 

13일 오후 9시4분쯤 전북 군산시 서수면 한 자원재순환시설에 집중 호우에 따른 전기 합선으로 추정되는 불이 나자 119가 출동해 진화하고 있다. 전북도소방본부 제공

군산시 서수면 한 자원재순환시설에서는 전날 오후 9시4분쯤 빗물 유입에 의한 전기 합선으로 추정되는 불이 나 1100여만원의 재산피해를 내고 1시간여만에 진화됐다.

 

군산시 옥도면 한 도로에서는 전날 오후 3시3분쯤 빗길을 달리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가드레일 추돌하는 교통사고가 발생해 70대 남성이 숨지고 60대 운전자 등 2명이 다쳐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전북 고창군 고창읍 율계리에서 집중호우로 도로에 나무가 쓰러져 통행에 지장이 초래되자 119가 출동하고 있다. 전북도소방본부 제공

전북도 재난안전대책본부는 전날 오후 8시40분을 기해 전주·김제·완주·정읍·고창 지역에 호우주의보가 발효됨에 따라 비상 1단계를 가동하고 소방, 경찰, 공무원 등 2000여명의 비상근무를 통해 집중호우로 인한 침수, 고립, 급류 등 재해에 대처하고 있다.

 

전주기상지청은 “이번 비는 이날 오후까지 내리다가 차츰 잦아들겠으나, 곳에 따라 시간당 10∼30㎜의 강한 비가 내리는 곳이 있겠고 일부 지역에서는 천둥과 번개가 예상된다”며 안전사고와 시설물 관리에 주의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