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모르포시스/ 에마누엘레 코치아/ 이아름 옮김/ 에코리브르/ 1만8000원

에마누엘레 코치아/이아름 옮김/에코리브르/1만8000원

‘식물의 삶’으로 잘 알려진 이탈리아 출신 철학자의 신작. 생명과 존재, 정체성에 대한 철학적 성찰을 ‘변태’라는 개념으로 풀어낸다. 곤충이 고치 속에서 전혀 다른 생명으로 태어나는 생물학적 현상에서 출발한 개념이다. 저자는 “인간을 비롯한 모든 종은 이전 생명체의 변태다”라고 말한다. 우리의 몸과 자아, 심지어 인간성조차 고립된 것이 아니라, 박테리아와 식물, 다른 종, 심지어 무생물과도 연결된 하나의 생명 흐름 속에 있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시선은 인간 중심의 근대적 사고 틀을 전복하며, 생명을 경계 너머의 존재로 사유하도록 이끈다. 태어남을 단지 생명의 시작이 아니라 “타자성의 수용”이라 정의하고, 먹고 먹히는 생태적 관계를 통해 존재의 윤회와 얽힘을 사유한다. “우리는 모두 하나의 동일한 생명의 또 다른 모습”이며 “지구라는 고치 안에서 끊임없이 변화하고 환생하는 존재”라고 설명한다. 성숙한 어른의 형태만이 완전한 것이 아니라, 배아, 유아, 노인, 식물, 바이러스, 그리고 원자 하나하나까지도 동등한 존재 가치를 지닌다는 주장은 인간 존재의 특권적 위치를 되묻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