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합니다” 숨진 제주교사 제자들 추모 물결

제주교사노조 편지 공개… 교권 강화 필요성 당부도

“선생님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합니다”

 

지난 22일 새벽 제주 모 중학교 창고에서 숨진 채 발견된 40대 교사 A씨에 대한 제자들의 추모가 이어지고 있다.

 

23일 제주도교육청에 마련된 분향소에서 학생 가족의 민원에 시달리다 숨진 제주 모 중학교 교사를 추모하는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제주도교육청 제공

제주교사노동조합은 26일 노조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 22일 숨진 교사 A씨 제자 50명의 편지들을 공개했다.

 

고모군은 “여전히 복도 끝에서 웃으며 인사해 저희와 장난쳐주시던 선생님 모습이 선명하게 생각난다. 선생님은 언제나 어려운 처지의 학생을 돌봐주셨고, 언제나 우리 곁에 계셨다”며 “선생님께서 그토록 힘든 시간을 보내시고 계셨다는 걸, 우리는 왜 더 빨리 알아채지 못했을까요”라며 안타까워했다.

 

A씨의 제자들은 편지에서 A씨와의 추억들을 꺼내며 존경과 감사를 표했고, 더 이상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개선 방안을 찾아 달라는 목소리도 있었다.

 

작년까지 3년간 A씨에게 배웠다는 고교생 현모군은 “교권이 무너짐으로 한 사람의 삶이 망가지는 것을, 누군가의 아버지가 사라지는 것을, 또한 참된 스승을 잃어버린다는 것을 느꼈다”며 편지를 써 내려갔다.

 

그러면서 현군은 교육 당국에 “다시는 이런 일들이 발생하지 않도록 교권을 지켜주고 강화해 달라”고 당부했다.

 

졸업생 김모군은 “선생님이 지속적인 갈등으로 괴로워하시다가 돌아가셨다는 것이 너무 화가 난다”며 “부디 잘 조사해 억울함이 밝혀지면 좋겠다”고 했다.

 

숨진 교사에게 제자가 보내는 편지. 제주교사노동조합 홈페이지 캡처

제주교사노조 측은 “공개된 편지는 제자들이 다시는 참된 선생님들이 이러한 억울한 죽음이 생기지 않도록 더 나은 교육환경을 만들어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보내는 글”이라며 “이 글들이 선생님의 억울한 죽음의 진실을 밝히고, 다시는 이러한 안타까운 참된 선생님의 죽음이 발생하지 않는 환경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제주지부는 6월 3일까지 온라인을 통해 제주 교사 사망 사건의 엄정한 수사와 순직 인정을 요구하는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와 제주교원단체총연합회는 27일 제주교육청 정문 앞에서 A씨 사망 진상 규명 및 교권 보호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연다.

 

앞서 지난 22일 제주의 한 중학교 창고에서 40대 교사 A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A씨 유족은 고인이 최근 학생 가족의 지속적인 민원을 받아 밥도 제대로 먹지 못할 만큼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증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