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앞으로 다가온 6·3 대선에서 남은 변수는 사실상 보수 진영 후보 단일화로 좁혀진다. 열쇠는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가 쥐고 있다.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10% 안팎으로 3위를 달리는 이 후보가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와의 단일화 협상에 응하느냐 여부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준석 후보는 TV토론 같은 공개적인 장소에서는 물론 SNS에서도 “완주” 의사를 밝히고 있다. 이 후보는 26일 개혁신당 당원들에 보낸 문자메시지에서도 “당원과 국민 여러분의 뜻을 받들어 이번 대선을 반드시 완주하고 승리로 응답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보수 진영에서는 지난 대선에서 선거 6일 전 단일화에 합의한 윤석열·안철수 사례를 내세워 ‘김문수·이준석 단일화’ 카드를 버리지 않고 있다. 이준석은 ‘제2의 안철수’가 될까.

이 후보는 이날 개혁신당 당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만약 단일화가 있다면 그 당(국민의힘)의 후보가 사퇴하는 것 뿐”이라며 완주 의지를 거듭 밝혔다. 김문수 후보가 사퇴하지 않는 한 ‘김문수·이준석 단일화’는 없다는 얘기다. 이는 자신이 (대선 후보 자리를 양보하는)‘제2의 안철수’가 아니라 자신으로 단일화를 하는 ‘2등 후보(김문수) 사퇴론’을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이 후보는 “우리는 처음부터 완주하여 당선되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며 “그런데도 그들은 우리 결심을 귓등으로도 듣지 않더니, 이제는 급기야 '모든 것이 너희 책임이다', '정치권에서 매장될 줄 알라'는 적반하장의 위협까지 한다”고 비판했다.

앞서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개혁신당을 향해 “단일화 전제조건을 제시해 달라”고 제안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이재명 총통의 집권을 반드시 막겠다고 밝혔다. 그럼 우린 결코 다른 편이 아닐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 후보가 단일화를 고려하지 않는다 밝힌 점도 충분히 존중한다”면서도 “양당이 이루고자 하는 목표와 사명이 같다면 무조건 반대 입장이 아닐 거라 믿는다”고 했다.
단일화 방식과 관련해선 “100% 국민개방형 여론조사가 가장 공정한 방식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이 같은 제안 이후 이 후보는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 참석해 “대선을 끝까지 완주해 당선되겠다”며 김문수 후보와의 단일화에 대해 거듭 선을 그었다. 그는 “단일화를 하지 않으면 너희 때문에 진 것으로 간주하겠다느니, 정치권에서 매장시키겠다느니 하는 협박의 말을 요즘 많이 듣는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국민의힘의 단일화 요구가 ‘강압적’이라고도 했다. 이 후보는 “기득권 세력이 답을 미리 정해놓고, 그에 따르지 않으면 배신자, 싸가지가 없다, 사라져야 한다면서 집단 린치를 가하는 구조”라며 “강압과 꼰대주의에 맞서서 우리는 그 당에서 싸웠고, 새로운 당을 만들었다. 그런 우리가 초심을 스스로 부정하는 결정을 할 수는 없는 일”이라고 재차 완주 의지를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