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상 SK텔레콤 대표이사(CEO)가 30일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과방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최근의 SKT 해킹 사고에 대해 고개를 숙였다.

유 대표는 이날 “통신사 역사상 최악의 해킹 사고라는 점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도저히 털릴 수 없는 것이 털렸기 때문”이라는 것도 인정했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늑장 신고 지적에 대해서도 “절차상 문제가 있다”고 답했다. 유 대표는 “해킹 사건에 대해 최초 보고를 받은 시점을 20일 오전 8시”라며 “20일 오후 2시 (경영진) 전체회의를 할 때 해킹에 대해 늦었지만 바로 신고하라고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유 대표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은 해킹 사고 이후 유심을 교체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최태원 회장과 최창원 의장은 유심보호서비스에 가입했으며 유심을 교체하지 않았다”며 “본인도 교체하지 않았다. 유심보호서비스로 충분하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SK그룹은 이날 임원들에게 휴대전화 유심을 교체하는 대신 유심보호서비스에 가입하라고 공지했다. SK그룹 관계자는 “유심보호서비스에 가입하면 불법 복제가 원천 차단되며 정부 역시 유심 보호 서비스 가입 시 복제폰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발표했다”며 “임원들에게는 유심을 교체하지 말고 유심 보호 서비스에 가입하라고 공지했다”고 전했다.

유심 재고 부족으로 고객들이 유심을 교체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데 대해 비판이 이어지자 유 대표는 다음 달까지 유심 재고를 600만개 확보한 데 이어 6월 말까지 500만개를 추가로 확보하겠다고 답했다.
다만, 이번 해킹 사고로 가입자가 계약을 해지할 경우 위약금 납부 면제를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에는 “종합적으로 검토해서 확인해 드리겠다”는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유 대표는 “해킹 공격으로 SKT 망 사용 알뜰폰을 포함한 전 가입자 2500만명의 정보가 유출된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며 “유심보호서비스에 가입하지 않아도 (유심 정보 유출에 따른) 피해가 발생하면 책임지겠다. 초기 대응에 있어 미숙한 점이 많았다”고 재차 사과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