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내일 오후 대선 출마를 위해 공직에서 사퇴할 것으로 보인다.
30일 정부와 구여권 관계자 등에 따르면 한 대행은 5월1일 오전 사퇴 전 마지막 일정으로 안보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행은 참석자들에게 자신이 사퇴하더라도 안보에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줄 것을 당부한 후 이날 오후 총리직에서 물러날 것으로 보인다.
한 대행은 사퇴 메시지를 통해 정치권의 퇴행적 갈등에 따른 사회적 비용 증가와 급변하는 외부 정세에 따른 경제 위기 해결의 필요성 등을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사퇴 다음 날인 2일에는 출마를 공식 선언하고, 출마의 명분과 주요 공약 등을 담은 대국민 메시지를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는 비상계엄과 줄탄핵 등으로 드러난 정치권의 극한 대립이 경제·사회 발전의 발목을 잡는 구조를 바로잡고 국민적 통합을 이루기 위한 비전이 담길 전망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방안으로 차기 대통령의 임기 단축과 연계한 분권형 개헌 추진, 진영을 아우르는 거국 내각 구성 등이 포함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 대행은 전날 국무회의에서도 '정치와 행정의 협력', '대한민국의 위로, 앞으로 도약' 등을 강조하며 통합과 도약의 메시지를 발신했다.
이와 함께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막지 못한 데 대한 책임에도 통감한다는 입장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한 대행의 공직 사퇴와 출마 선언을 앞두고 한 대행 측 실무진은 여의도에 사무실을 마련했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이 대선 경선 때 사용하던 여의도 '맨하탄21' 빌딩의 사무실을 넘겨받은 것으로, 한 대행이 출마를 선언하면 이곳이 대선캠프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 대행이 출마를 선언하고, 다음 달 3일 국민의힘 최종 후보가 결정되면 양자 간 단일화 협상이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최종 결선에 오른 김문수·한동훈 경선 후보 모두 한 대행과의 단일화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
다만, 김 후보는 경선 초반부터 한 대행과의 단일화에 적극적인 입장을 보였으나, 한 후보는 당내 경선에 집중해야 할 때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후보 단일화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시점을 중앙선관위 대선 홍보물 인쇄 발주 마감일인 다음 달 7일 전으로 보고 있다.
이날을 놓칠 경우 후보 단일화에 성공하더라도 공보물에 단일 후보임을 내세울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만약 7일을 넘길 경우 대선 후보 등록 마감일인 다음 달 11일이 다음 시한이 될 전망이다. 이날까지 단일화에 성공해야 누가 단일후보가 되든 '기호 2번'을 사용할 수 있고 국민의힘이 당 차원의 지원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단일화 시기가 11일도 넘기면 투표용지 인쇄가 시작되는 25일이 사실상 마지노선이 될 전망이다. 이날을 넘기면 단일화에 성공해도 투표용지에 한 대행과 국민의힘 후보의 이름이 모두 인쇄돼 단일화 효과가 반감되기 때문이다.
한편, 한 대행은 사퇴를 앞둔 이날 안보와 경제행보를 이어갔다.
한 대행은 이날 오전 존 펠란 미국 해군성 장관을 접견하고 조선 협력은 한미가 윈-윈(win-win)할 수 있는 대표 분야로 한국은 미국 조선업 재건을 지원할 수 있는 최적의 파트너"라고 말했다.
오후에는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규제혁신 간담회에 참석해 "규제혁신은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대선 출마를 앞두고 마지막까지 안보와 경제를 챙기는 모습을 보이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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