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실수로 800억짜리 그림에 긁힌 자국”…배상금은 얼마?

8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추정되는 마크 로스코의 대형 그림이 어린이 관람객에 의해 훼손되는 일이 발생했다.

 

28일(현지시간) BBC 등에 따르면 지난주 네덜란드 로테르담을 대표하는 박물관인 보이만스 반 뵈닝겐의 수장고에서 한 어린이가 전시 중인 로스코의 1960년작 ‘Grey, Orange on Maroon, No. 8’ 하단부를 긁어 작은 흠집을 냈다. 박물관 측은 즉시 그림을 철거했으며 복원 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복원 비용을 누가 부담할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마크 로스코의 ‘그레이, 오렌지 온 마룬(Grey, Orange on Maroon) No.8’. 보이만스 판뵈닝언 미술관

네덜란드 매체 AD는 훼손된 그림의 가치가 최대 5000만 유로(818억원)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1970년에 사망한 라트비아 태생의 미국 화가 로스코는 색채로 영혼을 울리는 ‘색면 추상’으로 유명하다.

 

해당 작품은 이 박물관의 대표적인 것으로 1960년 그려진 추상화다. 높이 228.6㎝, 너비 259.08㎝ 크기인 이 작품은 박물관이 대규모 보수 공사를 위해 문을 닫으면서 일반 대중에게 공개된 박물관 수장고인 데포보에이만스 판 뷔닝언 임시 전시돼 있었다고 한다.

 

박물관 측은 “그림 아랫부분의 니스칠 하지 않은 물감층에 작게 긁힌 자국이 보인다”며 “네덜란드와 해외의 보존 전문가들에게 자문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미술품 복원 전문가 소피 맥알룬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복잡한 현대적 소재, 전통적인 코팅층의 부재, 강렬한 단색 면의 조합으로 작은 손상이 쉽게 감지할 수 있다”며 “물감 윗부분이 긁힌 경우, 작품의 관람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게티이미지코리아

로스코의 작품이 손상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2년 영국 런던의 한 갤러리에서 20대 남성 A씨가 로스코의 1958년 작품 '블랙 온 마룬(Black on Maroon)'을 고의로 훼손한 혐의로 징역 2년형을 선고받은 바 있다.

 

재판 과정에서 작품 수리 비용은 약 20만파운드(약 3억8600만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됐으며, 복원 전문가들이 이 그림을 복원하는 데 18개월이 걸렸다.

 

이처럼 예술품은 보관 중이든, 전시 중이든, 운송 중이든 예기치 못한 사고에 늘 노출돼 있다.

 

원작자가 직접 복원할 수 없는 경우 작품의 가치가 급격히 하락하며 손상된 작품을 복원하는 과정에서도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된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예술품은 단순한 전시물이 아니라 문화적·재정적 가치를 지닌 자산이기 때문에 이를 보호하는 방안이 항상 준비돼 있어야 한다고 지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