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나 러몬도(사진) 미 상무장관은 지난달 26일 워싱턴 국제문제전략연구소(CSIS)에서 가진 반도체지원법 시행 상황을 짚는 강연에서 현재의 상황을 1950년대 미·소 우주경쟁에 비유했다. 또 미국이 인공지능(AI) 생산을 위한 최첨단 반도체 기술 혁신과 양산 모두에서 앞서가야 세계를 이끌어나갈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산업 전략보다는 군사작전을 설명하는 듯한 태도였다. 러몬도 장관의 이날 문답을 재구성했다.
―목표 달성(전 세계 비메모리 반도체 20% 생산)을 위한 충분한 자금이 있나.
“1년 전, 나는 확신을 가지지 못했다. 하지만 기업들의 제안서를 받고 나서 지금은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미국 경제 생태계에선 저사양 칩도 중요하다.
“최첨단, 저사양 칩 모두 할 수 있다. 우리는 1달러까지 쥐어짜고 있다. 내가 기업 CEO들에게 크리스마스 카드를 못 받는 이유다.(웃음)”
―중국이 반도체 펀드에 410억달러(약 54조원)를 추가로 투입한다.
“중국은 돈을 쏟아붓고 있다. 중국과 돈으로 싸우지는 않을 것이다. 가장 최첨단 칩의 고객은 미국에 있다. 애플,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아마존 같은 (빅테크) 회사들이다. 우리는 산업 생태계에서 장점을 갖고 있다.”
―대만 기업 TSMC가 400억달러(약 52조원)를 투자하는 데 대해 감사하나.
“TSMC가 애리조나에서 한 일(공장 건설)은 혁신적이다. 미국은 이에 감사하고 있다.”
―실패 우려는 안 하나.
“실패란 없다. AI는 시대를 규정하는 기술이다. AI는 군대, 핵실험, 위성을 움직인다. 이것들을 위한 칩을 모두 동아시아에서 수입하고 싶은가. 나는 그러고 싶지 않다. 미국이 반도체 기술혁신, 생산에서 앞서가지 못하면 앞으로 세계를 리드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