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국 국빈 방문을 위해 중국이 미국에 잇따라 ‘선물’을 주고 있다. 중국 동영상 플랫폼 틱톡 문제를 합의한 데 이어 미국산 대두와 보잉 항공기 구매도 고민하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7일 소식통들을 인용해 “9월 첫째주 중국 측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국빈 방문 초청장을 공식적으로 보냈다”며 협상에 상당한 진전이 있었고, 세부 조율이 막바지 단계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이 성사된다면 2017년 이후 처음으로 미국 대통령이 중국을 찾게 된다.

소식통은 “국빈 방문 초청장 발송은 100m 달리기 경주에서 출발 신호가 울린 것과 같다”며 “(미국 측은) 중국이 보잉 항공기와 미국산 대두를 구매하는 것을 방중 성과물 목록에 올린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11일 “중국이 빨리 대두 주문을 4배로 늘리기를 희망한다”고 밝혔지만 중국 측은 이에 대한 즉답을 피한 채 무역 협상의 카드로 쓰려는 모습을 보여 왔다. 중국 해관총서(세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7월 중국의 대두 수입량은 6103만t으로, 이 중 브라질산은 70%였고 미국산은 25% 수준이었다.
보잉 항공기와 관련해서도 중국은 계약 체결을 늦춰온 모양새다. 중국에서는 국영 중국상용항공기공사(COMAC)가 C919 등 항공기 국산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수요 증가세를 고려하면 미국산 보잉이나 유럽의 에어버스 항공기 구매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보잉은 중국에 최대 500대의 항공기를 판매하는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을 방문했다가 발이 묶였던 미국 웰스파고은행 임원의 출국 금지 조치도 최근 해제됐다. 외신에 따르면 해당 인물은 중국 상하이 출신으로 미국으로 귀화한 웰스파고 중역 마오천웨로, 수주일 전 중국에 입국했다. 당시 중국 당국은 “중국이 처리 중인 형사 사건에 연루됐다”고만 설명했다.
앞서 양국은 틱톡의 미국 법인 매각에 합의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 기업인 오라클과 실버레이크, 투자사 서스퀘해나 인터내셔널 등이 포함된 투자자 컨소시엄이 법인의 지분 80%를 보유하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사회도 미국 중심으로 구성한다. WSJ는 틱톡 모회사인 바이트댄스가 보유한 지분을 매각하라는 미국 측 요구를 거부해왔으나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성사하기 위해 지분 매각에 동의했다고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SCMP는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 일정 협의를 두고 이견이 있다고 전했다. 중국 측은 트럼프 대통령이 베이징 방문 이외에도 순방 기간 중국 고속철을 타고 상하이로 이동해 11월 5∼7일로 예정된 제8회 중국국제수입박람회(CIIE) 참석을 권유하고 있지만 미국 측은 부담스러운 일정이라는 반응을 보인다고 매체는 전했다. 중국이 자국의 기술 발전상을 과시할 목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고속철 이용을 권유한 것이지만 미국 측은 이를 수락할 경우 중국에 대한 ‘양보’로 비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는 것이다.
소식통들은 SCMP에 “이번에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이 성사된다면 내년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미국 방문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